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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의 종착역, 심부전!

일상 관리로 위험 줄인다     

병든 심장에 새 힘 불어넣을 최선의 길 찾는 이찬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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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이란 병명은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히 어떤 질환인지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심부전이란 심장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에 의해 인체의 각 장기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과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주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하나의 질환(disease)이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원인에 의해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증후군(syndrome)입니다. 관상동맥이 막히면서 심장근육에 산소와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심장근육이 손상되는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기능이 악화되면서 심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부정맥 때문에 심장이 규칙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하지 못하고 계속 빨리 뛰면 심장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심장이 커지는 등 기능적, 구조적 문제가 생겨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고요. 결국 심부전은 각종 심장질환이 진행되면서 나타나 는 마지막 단계, 즉 심장질환의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심부전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부터 부정맥, 관상동맥질환, 심장판막질환 등의 각종 심장질환, 그리고 음주와 흡연 같은 나쁜 생활습관까지 심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이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중 심부전 발병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고혈압입니다.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의 약 80%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고혈압이 있다는 것은 혈관 내의 압력이 높아져 있다는 의미니까, 온몸으로 혈액을 순환시키려면 심장이 혈관속 압력보다 더 세게 수축해야 하므로 심장이 무리를 하게 됩니다. 고혈압 초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계속해서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심장의 펌프기능이 망가져 고혈압성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뿐 아니라 고혈압은 혈관을 손상시켜 각종 심장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증상도 여러 가지일 텐데요. 환자들은 주로 어떤 어려움을 호소하나요?  

가장 흔한 것은 호흡곤란입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특히 밤에 숨이 차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심장기능이 망가지면 폐에 물이 차는데, 앉아 있을 때는 물이 폐 아래쪽에 머무는 반면, 누우면 물이 폐 뒤쪽에 전체적으로 깔리면서 유용한 폐용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숨찬 증상이 심해지는 것입니다. 이처럼 누우면 호흡곤란이 심해지고 앉아 있을 때는 완화되는 기좌호흡이 있다면 심부전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혈액순환이 잘 안돼서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몸이 붓는 증상도 흔합니다. 하지부종이 특히 심하고, 부종이 생긴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뗐을 때 눌린 모양이 한동안 그대로 유지 되는 함요부종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부전 치료에서 중요한 원칙은 무엇인가요?

환자마다 심부전의 발생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우선 원인질환을 찾아 치료합니다. 고혈압성 심부전 환자라면 혈압 조절이 가장 중요하고, 관상동맥이 좁아졌거나 막혀 있다면 스텐트시술이나 관상동맥우회로술이 필요합니다. 판막에 이상이 생겨 심장기능이 나빠지고 있다면 시술 또는 수술로 판막 문제를 해결해야 하겠지요. 그와 더불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Ⅱ 차단제, 이뇨제, 항응고제, 강심제 등 여러 약제를 환자 상태에 맞춰 조절하는 약물치료가 심부전 치료의 핵심이 됩니다. 이러한 약물치료는 심부전의 악화를 예방하거나 늦춤으로써 환자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수개월간 약물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심장기능이 계속 악화된다면 시술 또는 수술치료가 필요합니다.


시술이나 수술치료는 어떤 환자들이 받게 되나요?

심한 심실부정맥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들은 급사의 위험이 높아 삽입형 제세동기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삽입형 제세동기란 심실부정맥이 발생해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부르르 떨고 있을 때 전기충격을 주는 장치입니다. 이는 심장기능 자체를 좋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심부전 환자에서 심실부정맥으로 인한 급사를 막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 심장 내부의 전기전도계가 손상돼 심장이 엇박으로 뛰는 심부전 환자에서는 삽입형 재동기화 치료를 통해 심장의 부조화를 해결함으로써 심장기능을 일부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심부전으로 심장이 비대해져 승모판막 역류증이 심해진 상태라면 승모판막 클립시술로 혈액 역류를 막아 심부전의 급성 악화를 줄일 수 있고요. 여기서 병이 더욱 진행되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지속적으로 입원치료가 필요한 중증 심부전 환자들은 심장의 기능을 대신하는 좌심실 보조장치 삽입술이나 심장이식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급성으로 발생하는 심부전도 있다?!

급성 심부전이란 말 그대로 숨찬 증상, 말초부종, 폐부종, 폐울혈 등의 심부전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경우를 뜻한다. 폐렴 등의 각종 감염질환을 비롯해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심장기능이 급격하게 나빠진 상태로, 다른 장기 손상 가능성이 높고 만성 심부전에 비해 사망 위험도 훨씬 높아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과다해진 체액 배출을 위한 이뇨제, 심장기능을 돕는 강심제, 심장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혈관확장제 등을 활용해 급성 상태를 최대한 빨리 안정화시키고, 다른 장기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부전센터는 어떤 면에서 탁월한 가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심부전은 여러 심장질환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최종 단계이기 때문에, 의사 혼자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부정맥, 관상동맥, 심장판막 등 심장내과 안의 다양한 세부파트부터 심장혈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심장재활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부전센터는 심부전 전문의를 중심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유기적 협진을 통해 원인질환 관리, 약물치료, 시술 및 수술 치료까지 체계적으로 심부전의 최신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심장웰니스센터에서 개별 환자에게 최적의 심장재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심부전 전담간호사, 심장이식 코디네이터, 좌심실 보조장치 코디네이터, 영양사, 심부전 전담 물리치료사, 약사 등이 함께 참여해 심부전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부터 저염식, 약제 복용, 증상 관리, 적합한 운동치료 교육 등 각종 심장 질환과 심부전에 대한 통합 관리를 제공합니다.


급사의 위험이 높고 입퇴원을 반복하는 일도 잦아서, 심부전 환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클 것 같습니다. 

심부전은 5년 생존율이 60% 수준인 중증질환입니다. 폐암이나 췌장암을 제외한 여러 암보다 심부전의 5년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심부전의 위험성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다행인 점은 심부전은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적극 관리, 짠음식이나 가공식품을 피하고 채소 위주의 건강한 식단 유지하기, 금연, 금주, 규칙적인 운동 등의 좋은 생활습관은 심부전을 예방할 뿐 아니라, 이미 심부전이 발생한 경우에도 증상 완화와 질병의 악화 방지에 크게 기여합니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고, 심부전과 심부전의 원인질환에 대해 주치의와 소통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심장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임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심부전 환자의 일상생활 관리, 약물치료만큼 중요하다!

적극적인 원인질환 관리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심장혈관질환, 부정맥, 심장판막질환 등 심부전의 원인질환을 적극 관리하고 성실하게 치료받는 것이 심부전의 악화 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 저염식 짜게 먹는 습관은 체액을 늘려 말초부종을 심화시키고 혈압을 높이는 주범이다. 특히 국물 음식은 염분 함량이 높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금주 술은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맥박을 빨리 뛰게 해서 결국 심장에 부담을 준다. 과도하게 활성화된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 중인 심부전 환자는 심장 건강을 위해 금주하도록 한다. 금연 담배는 혈압을 높이고 동맥경화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담배는 백해무익하므로 반드시 금연한다.


<Youtube-심부전의 대표 증상 3가지>


이찬주 교수 심장내과

진료 분야 : 심부전, 심근경색, 심장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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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 환자들은 대부분이 고령이고, 다양한 동반질환이 있어 여러 약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환자들의 편안한 일상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과연 무엇일지, 이찬주 교수는 고민이 많다.

 진료 전날 환자들의 진료기록을 꼼꼼하게 살피며 예습하는 습관은 그런 고민에서 비롯되었다.

 환자에게 질병과 치료에 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환자 한 명 한 명을 가장 좋은 치료의 길로 안내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환자들을 만나고 있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5년 3월호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