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기능저하증

자꾸만 방전되는 체력,

문제는 호르몬 부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원인도 다양하고 증상도 다양할 뿐 아니라 질병의 상태가 시간을 두고 계속 변화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환자의 나이, 임신 여부, 동반 질환 등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달라지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와 약제 복용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갑상선호르몬의 특성을 이해하고 정기적인 검사와 진찰을 통해 적절한 시점에 약제를 조절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갑상선기능저하증 의심 증상

피곤하고, 몸이 붓고, 추위를 많이 탄다.

말이 어눌해지고 행동이 느려진다.

목 앞쪽으로 갑상선이 커져서 도드라지게 만져지는 고이터(갑상선종)가 나타난다.

변비가 생기고, 여성에서는 생리 양이 늘어난다.

피부나 손톱, 머리카락의 생기가 없어진다.

기존에 특별한 대사질환이 없는데 갑자기 콜레스테롤이나 요산 수치가 상승합니다.


갑상선호르몬 부족, 사람마다 판단 기준 다르다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 전체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어떠한 원인으로든 갑상선호르몬이 인체에 필요한 양보다 부족해지면 중요 장기의 기능이 원활하게 유지되지 못하고 대사되지 않은 물질들이 정체되어 여러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갑상선호르몬이 생리적으로 필요한 양만큼 충분히 체내에서 만들어지지 못하는 상태를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람마다, 또 연령이나 임신 여부, 동반 질환 등에 따라서도 갑상선호르몬의 부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현재 상태뿐 아니라 이전에 여러 질병으로 치료받았던 경력, 현재 다른 질환으로 처방받고 있는 약제, 최근 점점 사용이 늘어가는 각종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제 복용 등에 대해 의사와 자세히 상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주로 내분비내과에서 각종 호르몬의 기능 이상을 진료하지만, 갑상선의 기능 이상을 유발하는 기저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등 다양한 분과 간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갑상선암의 증가와 함께 갑상선암 수술의 범위와 방법 등도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있으므로 갑상선 수술 이후의 호르몬 조절 또한 갑상선기능저하증 관리의 넓은 범위로 포함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갑상선암센터를 중심으로 이러한 모든 과의 진료가 오랜 임상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유기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점이 환자 입장에서 커다란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화나 치매로 오인하기도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내는 데 필수적인 요오드 같은 무기질 결핍 문제가 많이 없어지고 간단한 혈액검사로 갑상선기능을 쉽게 검사할 수 있게 된 오늘날에는 아주 심한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를 보는 일은 드뭅니다. 그러나 학술지 등의 과거 임상증례 기록에서는 심한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혈관이 완전히 막혀버리거나 혼수상태로 진행하는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 인지기능이 평소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증상을 자각하고 갑상선 치료를 받기 위해 의료기관을 찾는 일이 의외로 드뭅니다. 말이 어눌해지고 몸이 붓고 행동이 느려지는 등의 증상으로 인해 심장내과 또는 신경과를 먼저 찾는 사례도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매우 천천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나 가족들이 단순히 노화나 치매 증상으로 오인하다가 뒤늦게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하고 나서 환자의 정신과 말투가 이전 수준으로 또렷해져서 놀라는 경우도 흔히 보게 됩니다.


갑상선자극호르몬 높을수록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가벼운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간 방치하면 심장혈관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합니다.

갑상선호르몬은 혈중에 아주 미량이 존재하므로 갑상선기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실제 갑상선호르몬을 측정하는 것보다 갑상선의 기능을 조절하는 뇌하수체호르몬인 갑상선자극호르몬, 즉 TSH(Thyroid Stimulating Hormone)를 측정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TSH가 높을수록 갑상선 기능이 떨어진 것을 의미하며, 과거의 많은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이 TSH 수치가 10μU/mL를 넘으면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아와 임신부는 적극적으로, 고령에선 신중하게

성장기 어린이나 임신부의 경우, 갑상선호르몬이 단순히 일상적인 생활뿐 아니라 정상적인 성장과 태아의 발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므로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반면 고령으로 갈수록 경미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증상이 없는 환자에서는 치료 시작을 신중히 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같은 연령대의 환자라도 평상시 유지되어온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갑상선기능의 추이를 평가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장 흔한 하시모토갑상선염, 호르몬제 치료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하시모토갑상선이라고 부르는 만성 갑상선염입니다. 이것은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으며 감염 등의 외부 원인 없이 장기적으로 갑상선에 염증이 발생해 호르몬 생성이 부족해지는 질환입니다.


많은 환자가 궁금해하지만, 현재로서는 이 염증 자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이 없으며, 부족한 호르몬을 ‘레보티록신’이라는 합성 호르몬제를 투여해 보충하는 치료를 유지합니다. 약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적절한 용량을 유지하면 큰 부작용이 없고 약제 비용이 매우 저렴한 것은 다행스러운 점입니다.


그 밖에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원인으로는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 이후에 갑상선 통증을 동반하며 생기는 아급성 갑상선염, 통증이 없는 무통성 갑상선염, 출산 직후 발생하는 산후갑상선염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갑상선염은 대체로 3~9개월의 다양한 기간을 두고 서서히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어 약을 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상당 기간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저하증이 번갈아 반복될 수 있으므로 3~6개월 간격으로 주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합니다.



요오드 과잉 섭취와 약제 부작용

갑상선 자체의 문제가 없이 외부적인 요인으로도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요오드 과잉 섭취와 여러 약제에 의한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해조류나 요오드를 함유한 약제를 과량 섭취하거나 CT 검사를 위한 조영제 투여 등으로 과량의 요오드가 체내로 들어올 경우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개발되어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의 약제도 갑상선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의사와 관련 증상에 대해 상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갑상선암을 포함한 여러 이유로 갑상선을 수술로 절제하거나 방사선치료, 방사성 요오드치료 등을 받은 이후에도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각각의 상황에 따라 역시 적절한 갑상선호르몬제 보충이 필요합니다.


당장 개선되지 않아도 끈기가 필요하다

현재 사용되는 갑상선호르몬제가 진료 현장에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이후로, 과거와 비교하면 저렴한 호르몬제 보충으로 많은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전히 오랜 기간 호르몬제 복용을 일정한 시간에 매일 유지해야 한다는 점, 임신과 출산을 비롯한 다양한 상황에 따라 용량 조절이 필요한 점 등을 많은 환자가 불편해합니다. 또 갑상선호르몬제를 보충해 혈액검사에서 정상 수치가 된 이후에도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피로감이나 무력감 등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더욱 개선된 진단 방법이나 치료법에 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은 증상의 변화와 혈액검사에서의 반응을 면밀하게 관찰해 갑상선호르몬제 보충의 정도를 조절해나가는 것이 주된 치료 과정입니다. 즉 주치의와 함께 만성질환의 변화 과정을 오랫동안 주시하며 대처하는 끈기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갑상선호르몬제, 눈에 띄는 효과 없어도 꼭 먹어야 할까?

레보티록신은 일종의 합성 호르몬으로서 약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약제를 중단하더라도 호르몬의 효과는 몇 주 동안 지속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확실시되고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결정되면 귀찮더라도 갑상선호르몬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간혹 피치 못할 이유로 중간에 며칠 약제를 복용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당장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오랜 기간 약제를 띄엄띄엄 복용할 경우 호르몬제의 평균 복용량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되기 때문에 되도록 날마다 정해진 용량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합성 호르몬제의 특성상 장에서 흡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식사 30~60분 전에 공복 상태에서 복용하는 것이 좋고, 칼슘제나 철분제, 제산제 등의 약제는 흔히 갑상선호르몬제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함께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동엽 교수

내분비내과

진료분야 : 갑상선 결절 및 암, 갑상선기능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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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기능저하증은 원인도 다양하고 증상도 다양할 뿐 아니라 질병의 상태가 시간을 두고 계속 변화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환자의 나이, 임신 여부, 동반 질환 등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달라지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비교적 간단한 검사와 약제 복용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갑상선호르몬의 특성을 이해하고 정기적인 검사와 진찰을 통해 적절한 시점에 약제를 조절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2년 6월호